일반인부터 과학자, 정치인까지…
모두 함께 작성하는 독일 <시민과학백서 2030>
일반 시민들의 의견과 댓글로 작성되는 대규모 보고서가 있다. 독일 시민과학백서 2030 프로젝트다.
■ 주요 동향
○ 최근 독일 <시민과학백서 2030>의 초안(녹서)이 디지털 문서로 공개됐다. 지난 2020년 5월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시민과학 플랫폼 단체인 ‘시민이 만드는 지식(Bürger schaffen Wissen)’과 ‘대화하는 과학재단(Wissenschaft im Dialog)’, ‘베를린자연사박물관(Museum für Naturkunde Berlin)’의 공동프로젝트로서 포럼 및 워크숍 등을 통해 제시된 다양한 콘텐츠들을 다루며, 참여 인원만 150명이 넘는다. 백서는 독일의 시민과학 진흥을 위한 네트워킹, 자금조달, 봉사자관리, 시민과학을 인정하는 문화, 시민과학 데이터 품질 관리 등 총 15개 영역을 다루고 있다.
○ 각 분야는 실무자, 시민사회, 과학계, 교육계, 정치인 및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한 총 98개의 구체적인 권장 조치안을 포함한다. 일례로, ‘법적 윤리원칙 준수’를 위한 ‘연구 및 교육기관의 개별 워크숍 및 상담 제안’, ‘시민과학 환경 조성’을 위한 ‘법률상담 연락처 제공’ 등이 제안됐다. 이 백서 프로젝트의 최대 장점은 시민 누구나 참여해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심이 있는 사람은 웹 페이지를 통해 코멘트를 달아 초안을 평가하거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보통 자신의 의견 및 자문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소속 등 인적사항을 정확히 등록한다.
○ 시민들은 의견제시 외에도 각 사업영역을 중요도 순으로 투표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댓글을 달수도 있다. 8월 31일 기준, 약 200여 개의 주석과 평가 의견이 등록되는 등 참여자 간의 활발한 의견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참여 기한은 오는 9월 30일까지이며, 제시된 의견은 이해관계자 및 후원기관인 연방교육연구부(BMBF)에 전달된다.
■ 현황 분석
○ 작년 「과학 우선주의에 대한 지지(In Support of the Primacy of Science)」라는 한 기업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19개국 성인 1만9000명 이상의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신뢰할 수 있는 과학적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어려움“을 느낀다고 하였다. 이에 관계자는 과학적 정보 공급보다 허위정보나 근거 없는 추측들이 늘어난다면, 사실과 과학에 근거한 정책 결정이 어려워질 것이라 우려한다. 동시에, 응답자의 77%가 ‘과학의 발전이 사회의 대부분의 사회 문제들을 해결해 줄 것’이라 긍정적으로 관망하고 있어, 기업, 언론, 정부의 정확한 과학적 정보 전달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은 2020년 10월 과학의 역할에 대한 전 세계인의 인식을 보여주는 백서 「과학 우선주의에 대한 지지(In Support of the Primacy of Science)」를 발표
■ 시사점
○ 정치 성향이나 이데올로기에 치우치지 않는, 정확한 과학적 사실 및 증거에 입각한 정책 결정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정확한 정보 전달이 중요한 과학 분야에서는 지금껏 전문가 발표 등 하향식 의사소통 사례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젠 일반 대중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학 분야의 의사결정 건에서부터 그 소통의 방향을 다양하게 전환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시민과학’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과학자와 협업해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을 말한다. 이는 ‘비전문가들의 전문적 활동’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학 분야의 유의미한 발견 및 성과 확산에 많은 기여를 하며 중요한 과학문화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특징은 독일 <시민과학백서 2030> 작성 프로세스와도 맥을 같이 한다. 그 자체가 전문가와 비전문가 간 협업 플랫폼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는 비전문가인 일반 시민이 수동적으로 정보를 제공받던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스스로 정보를 찾고 상호 간 검증하며, 정책 방안 등에 자문 의견을 게시할 수 있게 한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또한 근거 없는 추측이나 허위정보는 집단지성을 통해 자정될 가능성이 높다. 시민과학백서 프로젝트의 성과를 사례로 삼아,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면서 그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는 상향식 소통 및 시민들과의 협업의 방식을 고민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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