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커뮤니케이션, 새로운 학문 분야가 될 수 있을까?
유럽을 중심으로 ‘과학 커뮤니케이션’ 자체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 독일에서 개최된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미래’ 컨퍼런스에서는 이에 대한 고찰이 이뤄졌다.
■ 주요동향
○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과학적으로 연구 분석(science of science communication)하는 것이 새로운 학문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담론에 따라 ALLEA(All European Academies)*는 지난 6월 24~25일 양일간 독일 베를린에서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미래’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 EU 40개국의 아카데미를 대표하는 유럽 과학 및 인문학 아카데미 연합.
1994년 설립됐으며, 주요업무는 연구정책 제안 및 과학의 글로벌 공익 활동 홍보, 국경과 분야를 초월한 과학적 협력 촉진사업이다.
○ 마이크 쉐퍼(Mike S. Sch fer) 취리히대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현재 과학 커뮤니케이션이 성장의 분기점에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연구기관, 과학자,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과학자들의 역할을 강조하며 “이들에게 과학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관련된 전문교육을 해야 한다. 사회적인 지원 역시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학술적 성과를 고찰했다. 그에 따르면, 과학 커뮤니케이션은 아직 그 학문적 성격이나 연구범위가 명확하지 않으며, 사회현상과의 연계성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 그러나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학술적 성과는 분명 뚜렷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과학 커뮤니케이션, 과학 저널리즘이 전문화되고 있으며, 점차 더 많은 저널과 간행물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과학 커뮤니케이션 발전을 위해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족한 기초 연구데이터를 생산해야 한다”며 “장기적 관점의 교육 및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향후 과학적인 과학 커뮤니케이션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된다면, 과학·사회·미디어·정치 간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ALLEA 홈페이지(allea.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현황분석
○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과학기술과 사회』 학술지 창간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학술지에서는 기존 과학사, 과학철학, 과학기술학(STS) 분야 학술지에서 다루지 못한 ‘융합, 학제적 성격의 연구’ 및 ‘국내 과학 커뮤니케이션 실증 연구내용’을 본격적으로 탐구한다. 이를 통해 새 학술지가 추구하는 것은 ‘과학기술과 사회의 소통 및 융합’이다. ‘과학기술과 사회문화 간 다양한 연결 사례’를 학술적으로 분석해 관련 연구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한편, 이러한 연구 성과를 시민사회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전달하고자 한다.
■ 시사점
○ 기존의 과학-대중 연결고리는 보통 강연이나 과학 영상·공연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연결고리가 학술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과학 커뮤니케이션이 새 학문 분야로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 적절한 연구방법을 통해 생산된 지식이 사회의 현상을 이해하고, 고민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과학과 대중 간의 교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잘못된 과학적 정보는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고, 정책 결정에 오류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학을 대중에게 어떻게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이제 시작단계라고 볼 수 있다. 『과학기술과 사회』학술지 창간을 시작으로 국내 과학 커뮤니케이션 관련 연구가 활발해 질 수 있도록 과학자와 대중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 한편 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과학자는 공격(악성 댓글, 명예훼손 등)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대중에게 과학기술의 존중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켜야 한다. 또한 과학자들이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편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법률적, 예산적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동향리포트>는 글로벌 과학기술문화, 과학·수학·정보 교육 분야의 정책 의사결정자들을 위한
국가별 정책, 연구조사보고서, 유관기관 동향 등 시의성 있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출처표시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