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과학 밈 챌린지’, 과학기술인의 과학소통 활동에 새로운 시도 선보여
인터넷 밈을 과학소통에 활용할 수 있을까.
최근 독일에서 이에 대한 신선한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 주요동향
독일 Fast Forward Science*는 지난 3월 과학 밈** 챌린지(Science Meme challenge)를 개최했다. 그동안 인터넷에서 활발하게 사용된 밈을 과학분야에서 활용하고자 하는 시도다.
* 독일 대화하는 과학재단과 기자협회가 과학소통을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진행하는 공동 프로젝트.
** 밈(Meme): 온라인에서 즐겨 사용되는 짧은 동영상이나 이미지. 주로 패러디 형태로 소비된다.
Fast Forward Science 운영진은 “과학 밈은 인터넷 과학소통에 대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밈 자체가 대중과의 접근성이 높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는 특히 카메라, 방송 등 미디어 노출을 통한 과학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연구자에게 효과적이다.
물론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서 인터넷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 밈은 대중들에게 과학적 사실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Fast Foward Science 운영진은 이에 대해 “공통된 관심사를 기반으로 서로 간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과학 밈 챌린지가 시작된 지 2주 만에 약 40개 이상의 과학 밈이 접수됐으며, 일부 과학 밈을 통해 과학기술인과 대중의 소통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 현황분석
과학기술인의 과학소통 활동은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돼 왔다. 강연에서부터 출판, 과학웹툰 참여, 카드뉴스, 유튜브에 이르기까지 대중의 소비 트렌드에 맞게 전개돼 왔다.
우리나라는 1930년대 과학지식보급회 결성을 시작으로 과학기술인의 다양한 과학강연 활동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갈 길이 멀다. 과학기술인 2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과학자들의 과학소통 인식이 선진국보다 높다”는 대답은 15.3%(34명)에 머물렀다. 같은 질문에 “낮다(45.5%, 98명)”라고 대답한 인원은 약 3배 많았다.(과학기술인 과학소통 현황진단 및 참여 확대 방안 연구,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기술인의 과학소통 유형도 단순하다. 같은 조사군에서 과학소통 유형을 조사한 결과, 과학강연(33.6%, 89명, 중복응답 허용), 방송미디어(19.6% 52명, 중복응답 허용)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과학기술인의 소통 활동이 대부분 매체를 통한 강연 방식에 한정되어 있음을 말해준다.
과학기술과 사회가 서로 신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과학기술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많은 현장에서 과학기술인의 과학대중화 활동 참여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으며, 과학기술인 또한 대중소통의 필요성과 취지에 대해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실제 과학기술인 215명 중 188명(87.4%)이 과학기술인의 과학소통 활성화에 대해 긍정적인 응답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이중 약 24.8%(중복응답 허용)은 과학소통 활동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과학기술과 시민이 소통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러한 과학소통 인식 및 이번 독일에서의 과학 밈 챌린지 시도는 과학기술인과 대중과의 소통을 확산할 수 있는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
■ 시사점
과학기술인 대부분이 과학소통 활동 참여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들은 참여 기회 및 자원(정보) 부족, 대중 활동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소통 기회를 잃어버리고 있다.
이번 독일 사례는 이러한 문제 해결에 시사점을 준다. ‘과학기술인이 어떻게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현재 과학기술인 소통 활동의 대부분은 강연에 집중돼 있다. 밈을 활용한 온라인 소통 등은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
전국 과학기술혁신 정책·연구 분야 전문가 455명을 조사한 결과, 과학문화 확산 및 대중의 과학화가 고급 인력, 과학기술 성과와 함께 ‘과학기술 선진국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혔다.(STEPI Outlook 2022,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는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강국의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선, 대중의 과학화가 반드시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학의 대중화는 과학기술인이 다양한 형태의 과학소통을 추진할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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