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 찾고 고치는 것도 과학의 역할”… 실수 인정하는 것이 신뢰의 ‘열쇠'
유명 과학자’와 ‘뛰어난 과학적 성취’는 ‘과학에 대한 불신’ 및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막는 궁극적 해결책이 아니다.
그렇다면 과학은 어떻게 대중들과의 신뢰를 키워나갈 수 있을까?

■ 주요동향
지구 온난화에 대한 잘못된 정보, 코로나19 백신 관련 오해 등 우리는 최근 과학적 오보로 인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최근「과학적 발견과 실패에 대한 미디어 내러티브가 과학 신뢰도에 미치는 효과」연구가 진행됐다. 연구는 4천여 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내러티브의 과학 기사를 읽게 한 뒤, 과학에 대한 신뢰도 변화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각 내러티브의 내용은 크게 3종류로 나뉜다. 그중 2개는 과학자의 개인적 성과에 집중하는 1) ‘탐구발견(quest discovery)’형, 유명한 과학자의 연구가 결국 가짜였거나 비윤리적인 것으로 밝혀지는 2) ‘위조탐구(counterfeit quest)’형이다. 한편, 세 번째 유형은 최근 연구 투명성 제고 및 오픈 사이언스(open Science)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일부 유명 연구 혹은 실험이 그 오류로 인해 관련 논문을 철회(retraction)한 이야기를 다룬다. 언론은 이를 중대한 ‘위기(crisis)’로 보았다.
연구진에 따르면 ‘탐구발견 형’은 “과학자가 홀로 연구하며 ‘유레카’와 같은 발견을 해냈다”는 오해를 만들 수 있지만, 과학자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진 않았다. 반면 실패 사례를 다룬 ‘위조탐구 형’은 과학과 과학자들에 대한 불신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중 중요한 것은 3번째 ‘위기’ 유형이다. 이는 건전한 과학적 연구 과정과 관련 오류를 투명하게 다룸으로써, 도리어 과학에 대한 신뢰도를 개선할 수 있었다. 연구 책임자인 버팔로 대학 오피르 교수(Dr. Yotam Ophir)는 “과학은 ‘과정’”이라며 “과학에 대한 지속적인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선 그 과정과 실패까지도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는 대중들이 가진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것 외에도 잘못된 정보 전달의 ‘과정’까지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대중들은 그 오류에 대한 맥락을 파악할 수 있다.
■ 현황분석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테라노스(Theranos)는 적은 양의 혈액으로도 250여 종의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유니콘 기업이 됐으나, 후속 보도를 통해 해당 키트의 성능은 과정된 것이었음이 밝혀졌다. 한편 전기차 생산, 자율주행 기술 등으로 혁신기업이 된 테슬라(Tesla)는 CEO인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SNS 메시지(화성 탐사, 도지코인 등)에 따라 그 주가가 요동치며, 이에 반발하는 사람들로부터 불매 운동의 역풍을 맞기도 했다.
이렇듯 미디어 하이프, 즉 특정 성과 및 인물 등에 주목하는 과장 보도는 결국 신뢰 전반을 흔든다. 특히 과학자 개인이나 성과를 중심으로 하는 언론 보도 관행도 문제가 된다. 미디어가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거나 과장됐을 경우 과학 전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
■ 시사점
일반인은 물론, 과학자조차도 자신의 연구 분야 외의 정보는 뉴스를 통해 접할 가능성이 높다. ‘과학을 언론에서 어떠한 내러티브로 전달하고 있는가’는 과학 정보 전달에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다. 최근 가짜 뉴스 확산으로 퍼진 거짓 정보를 바로잡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으나, ‘정확한 정보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궁극적인 해결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정보 전달에 앞서 과학 자체에 대한 신뢰를 키워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특정 유능한 인물 혹은 그 성과 보다는) ‘과학은 투명한 학문이며, 지속적인 검증을 거치고 있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잘못된 과학 정보나 특정 인물을 불신하게 되는 사례가 발생하더라도, 그 오류를 식별하고 수정하는 일을 과학이 하고 있다는 신호를 끊임없이 전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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