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 레고 조립, 장애인 과학자 멘토링… 시각장애 아동에게 과학 체험을!
시각장애 아동과 함께 하는 과학여행이 얼마 전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영국 자선단체 VICTA가 개최한 ‘VICTA Science fair 2021’이 그것이다.

■ 주요동향
VICTA는 29세 이하 시각 장애인 및 그 가족을 지원하는 단체다. 이들은 지난 3월 시각장애 아동의 과학경험을 위해 ‘VICTA Science fair 2021’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점자로 레고 조립하기
- 10세 이하 아동이 레고를 조립하거나, 레고점자로 글을 쓰면서 창의력을 개발한다.
2. 집에서 과학실험하기(10세 이하 아동)
- 시각장애 아동이 부모님과 함께 집에서 할 수 있는 실험내용을 소개하고, 공유한다. ex) 밀가루, 소금, 따뜻한 물 중 어떤 재료가 얼음을 가장 빨리 녹일까?
3. 과학과제 도전하기(11세 이상 아동)
- 다양하게 제시된 과학과제를 직접 해결하고, 그 과정을 서로 공유하며 배운다.
ex) 도전목표: 최악의 냄새를 만들어라 / 기술: 화학반응 / 과제: 계란을 사용하여 악취를 만들고, 무엇이 악취를 만드는지 알기
4. 혁신 아이디어 공유하기
- 아동이 혁신적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공유함으로써 서로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ex) 11세 아동의 아이디어: 시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몸짓과 표정을 해석할 수 있는 앱 개발
5. 시각장애 과학자와 멘토링
-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각장애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공유한다. ex) 사회적 편견 극복 방안, 구체적인 교육 경로와 대학 공부 접근성
■ 현황분석
한국과학창의재단(이하 재단)은 생활과학교실 사업을 통해 소외계층의 과학체험기회 제공을 확대해 왔다.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에는 전체 수업운영의 78.6%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나눔과학교실*을 확대했다.

장애 아동은 나눔과학교실에서 ‘수어과학’, ‘별자리 램프만들기’, ‘SW·AI 코딩’ 등 다양한 교육을 받으며 과학에 대한 흥미를 이어갔다. 일반 아동도 ‘골전도 이어폰 체험’ 및 ‘점자 암호풀기’ 등을 배우며 청각 및 시각 장애인을 이해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배웠다.
재단은 올해 생활과학교실 특화기술 콘텐츠개발센터를 신설, 사회배려계층 대상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과학자와 특수교육 분야 전문가가 함께 청각장애, 발달장애 등 특수아동에 적합한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중이다.
이 밖에 재단은 과학학습 플랫폼 ‘사이언스레벨업’을 통해 ‘AR동물관찰’, ‘AR세계문화유산’ 등 새로운 교육 자료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적장애 및 발달장애 아동이 효과적으로 인지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시각장애 아동을 위해 ‘올해의 과학도서’ 오디오북도 제작하고 있다.
■ 시사점
과거 과학문화 격차해소 사업은 주로 도서·산간 등 취약지역 및 차상위 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최근에는 그 지원 영역이 장애 아동까지 확대되고 있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과학수업에서 소외, 외면당해야만 했던 아동이 과학에 흥미를 느끼고, 배우며 활동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2021년 5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장애아동 지원 종합대책(안)’에는 과학교육 및 활동에 대한 내용이 전무하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장애인 과학자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아직 장애인 과학자를 양성하는 체계는 부족하다. 이로 인해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과학문화 사업도 종합적 시각 없이 분절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과학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장애 학생의 독특하고 다양한 특성을 고려해 개별화된 과학교육이 필요하다. 더불어 장애 아동이 과학자의 꿈을 꿀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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