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6 수정) 아래 "과학은 확실성을 다루지만"을 "과학은 불확실성을 다루지만"으로 정정합니다.
- EU JRC(Joint Research Centre)는 지난 주 2026 연례 과학소통 포럼(IV)을 개최했다.
- “과학소통의 미래: 과학과 정책의 대화”라는 주제로 두 개 패널을 진행했다. 본 행사에는 과학 저널리스트, EU 의원, 연구자 등 총 1,000여 명이 참여했다.
- 올해 포럼의 특별한 점은 지금까지 과학소통을 과학기술과 사회의 상호작용이라는 관점에서 주로 바라봤다면, 최근 유럽이 과학-정책-사회라는 확장된 구조로 과학소통 거버넌스를 재정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학 소통을 더 이상 홍보가 아닌 정책 거버넌스 도구로 보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 주요 내용
1) 첫 번째 패널의 주제는 ‘미래의 과학소통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다. 심리학,언론학, 법학 등 다학제 전문가가 모여 깊이 있는 문제의식과 토론을 진행했다.
- 미래 과학소통의 공통된 문제의식은 대상을 단일한 대중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과학소통은 기술, 미디어, 민주주의가 점점 더 복잡하게 얽히면서 단순 내용 전달하는 일방향 모형이 아니라 듣고, 반응하고, 연결되는 관계 모형에 더 가깝다.
- 미디어 속 AI 알고리즘이 콘텐츠의 주목과 노출을 재편하는 환경에서 과학 메시지가 어떤 조건에서 보이고 소비되는가가 중요한 주제가 되고 있다.
- 과학 소통은 인지심리학적 과정으로 사실 전달 자체보다 사람이 왜 어떤 정보는 마음을 열고, 어떤 정보는 방어적인지 이해해야 한다. 과학 메시지는 대상이 자신의 삶과 공동체 맥락에 연결될 때 강화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법과 거버넌스 관점에서 과학 소통은 신뢰와 책임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과학소통이 단순 해설이 아니라, 정책 정당성, 공공책임, 민주적 숙의의 일부로 보는 게 타당하다.
2) 두 번째 패널은 과학과 정책의 대화를 주제로 한다.
- 이 토론에서는 과학과 정책이 시간감과 언어가 다르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정책결정자는 과학 지식을 받아들이는 수용자이자 국민에게 과학을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동시에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과학은 불확실성을 다루지만, 정책은 빠른 결정과 명확성을 요구한다. 과학과 정책의 소통은 정책 설계 초기부터 개입하는 민주적 장치로 인식돼야 한다. 과학이 정치 위에 군림하는 게 아닌 선택의 이유를 설명하는 책임 체계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 Eszter Lakos는 “기술는 선택이 아니다“라고 한다. 과학은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한 마지막 장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정책수립 과정에 내재화되어야 한다.
- Heike Raab은 과학적 지식과 증거를 지역사회와 시민의 언어로 번역하는 것은 정책 입안자의 책임이며, 이렇게 진정성과 일상의 관심사에 과학을 연결해 줘야 신뢰는 형성된다는 것이다.
- 청년, 문화, 세대 담론 측면에서 과학소통은 전문가 담론이 아니라 청년 세대와 문화적 맥락에서 재구성이 필요하다.
3) 세 번째 패널은 ‘신뢰할 수 있는 과학을 눈에 띄게 명확하게 받아들이게 만들기’를 주제로 진행됐다.
- 정보와 과잉과 양극화 속에 신뢰할 수 있는 과학을 어떻게 만들고, 보여주고,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사람들은 과학자 스스로 진정성을 점검하고, 청중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며, 감정(신뢰)의 역할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 Mike S. Schafer는 질문의 답으로 기본을 우선하고, 가치판단을 피하며, 데이터를 기반해 말하라고 했다. 즉 과학 소통은 직관과 감각의 문제가 아니라 연구와 근거가 축적된 실천 영역이라는 것이다.
- 과학소통은 즉시 반응형 위기관리만으로 보지 말고, 교육, 문화, 연구 생태계가 함께 만드는 장기적인 신뢰 인프라로 보자는 의견도 있다.
- 과학언론 관점에서 과학지식을 노출하는 기술의 중요성하다. 수많은 뉴스 소비 환경에서 실제로 클릭되고 이해되고 기억되는 프레이밍이 필요성이다.
-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종합하면, 학계 전문가는 청중의 변화, 알고리즘 환경, 사회심리적 맥락, 민주주의와 거버넌스 측면에서 접근한다. 정책 전문가는 과학의 불확신성을 인정하면서도 정책 초기에 과학을 더욱 구조적으로 편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저널리스트는 정확성에 더해 관계/관련성/감성/현저성을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 미래 과학소통은 과거 설명의 기술에서 벗어나 정책과 사회를 연결하는 신뢰 인프라가 돼야 한다.
▶ 시사점
- 이미 국내 많은 정책에서 과학기술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내 과학소통도 정책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선택지가 아닌, 모든 정책 과정에 참여해 함께 진행하는 구조로 바꾸는 게 필요하다.
- 미래에도 다양한 대중을 대상으로 고도화된 과학소통을 수행하기 위해서, 연구자의 소통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
- 과정보 시대에 AI 알고리즘에 대비해, 노출과 선택과 기억으로 이어질 수 있는 미래 디지털 소통 전략도 필요하다.
- 과학관 등 과학소통 플랫폼을 활용해 시민 참여형 과학 소통뿐만 아니라 정책과 연결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
▶ 결론
- EU는 과학소통을 정보전달이 아닌 정책 거버넌스의 핵심 기제로 재정의하고 있다. 또한 시민 참여와 신뢰 확보를 중심으로 그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 한국도 과학-정부-사회 신뢰 인프라를 구축하는 미래 과학소통 거버넌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EU는 프레이워크를 통해, 중국은 대학이, 미국은 비영리기관이라면 한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