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심사자, 자기 논문 인용하면 승인 가능성 높아
심사 과정의 공정성과 연구윤리에 대한 새로운 논의 촉발
▶ 논문 심사자가 자신의 논문을 인용할 경우, 심사 과정에서 논문 승인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됨. 네이처 8월 21일자에 보도된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 출판계의 심사 공정성에 대한 중요한 쟁점을 제기함
▶ 호주 퀸즐랜드공과대학 애드리언 바넷(Adrian Barnett) 연구팀은 공개 심사 시스템을 운영하는 4개 오픈액세스 학술 플랫폼(F1000Research, Wellcome Open Research, Gates Open Research, Open Research Europe)에서 게재 논문 1만 8,400건과 심사평 3만 7,000건을 체계적으로 분석함. 네이처에 따르면 이는 동료평가 과정에서의 인용 행태를 대규모로 조사한 첫 사례임
▶ 주요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심사자가 자신의 논문을 인용하면 최초 심사에서 논문 승인 확률이 높았음. 특히 1차 원고에서 심사자가 요청한 인용이 반영된 2차 원고의 경우 92%의 심사자가 승인한 반면, 인용이 반영되지 않았을 때 승인 비율은 76%에 그쳐 16%의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음
▶ 반면 심사자가 자신의 논문 인용을 직접 요청한 경우, 승인 가능성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남. 이는 심사자가 거부나 보류 결정을 통해 저자에게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이어짐
▶ 연구팀의 텍스트 분석 결과, 약 2,700건의 심사 의견 중 인용을 요구한 심사자는 ‘필요하다(need)’, ‘부탁한다(please)’ 등 강제적 언어를 빈번하게 사용했고, 이는 강압적 인용(coercive citation) 요구의 특징일 수 있다고 해석됨. 다만 다른 연구자들은 이에 대해 좀 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함
▶ 바넷 교수는 “심사자의 자기 연구 인용 요청이 정당할 수도 있지만, 과도한 요구는 h-index 등 연구 영향력 지표를 높이려는 거래적 행위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함. 이러한 강압적 인용은 학계에서 부적절한 관행으로 여겨짐
▶ 연구팀은 해결 방안으로 ① 심사자가 자신의 연구 인용을 요구할 때 반드시 구체적 이유를 명시하도록 의무화 ② 자동 알고리즘을 통한 인용 요청 탐지 시스템 도입 ③ 편집자의 적절성 검토 강화 등을 제시함
▶ 뉴질랜드 웰링턴빅토리아대학의 얀 펠드(Jan Feld)는 “편집자의 적극적 개입이 노골적인 부당 인용 요구를 방지할 수 있으나, 정당한 권고와 부당한 요구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며 현실적 한계를 지적함
▶ 이번 연구는 해외 사례이지만, 한국 학계의 심사 과정에도 적용 가능한 주요 시사점을 제공함. 국내 학술지의 심사 과정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① 심사 윤리 가이드라인 강화 ② 심사자 교육 프로그램 확대 ③ 편집위원회의 심사 과정 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이 필요함
▶ 또한 한국연구재단과 각 대학의 연구 윤리 정책에서 심사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해야 할 시점임. 오픈 사이언스와 공개 심사 시스템 도입을 통해 심사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도 고려할 만한 대안임
▶ 연구 윤리 측면에서는 심사자 대상 윤리교육에서 자기 인용 관련 지침을 포함하고, 학술지 편집진이 인용 요구의 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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