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과학 연구 인프라 재편 가속
‘안보·재난’ 중심의 미션 지향 연구로 전환
▶ 미국 과학기술정책 전문 매체 FYI(AIP 발행)는 지난 12월 23일, 트럼프 행정부가 콜로라도주 볼더 소재 국립대기연구센터(NCAR, National Center for Atmospheric Research)를 사실상 해체하고 그 기능을 분산·이전할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음
▶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러셀 보트 국장은 NCAR을 “국내 최대의 기후 경보주의(Climate alarmism) 원천”으로 규정하며, 기존의 기후 연구 기능을 대폭 축소하고, 기상 예보 등 필수 기능만을 타 기관으로 이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음
▶ 이에 발맞춰 NCAR의 주무 기관인 국립과학재단(NSF)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음. 주요 방안으로는 NCAR-와이오밍 슈퍼컴퓨터의 운영권 이전과 NSF 소유 연구용 항공기 2대의 폐기 또는 양도가 검토되고 있으며, 특히 연구 범위를 기존 기후변화 중심에서 계절 예보·기상 재해·우주 기상(Space weather) 등으로 재정의(Redefining the scope)하는 작업이 진행 중임
▶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NCAR 관리 기구인 UCAR은 국가적 재난 대응 역량이 심각하게 후퇴할 것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음
▶ 과학계와 정치권의 대응도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음. 미국지구물리학회(AGU)가 지지 서한 캠페인에 나선 가운데 볼더 현지에서는 대규모 항의 시위가 개최됐으며, 조 로프그렌(Zoe Lofgren) 하원 과학위원회 간사는 NCAR을 “기상 연구의 왕관 보석(Crown jewel)”이라 칭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음. 콜로라도주 상·하원 의원들 역시 여야 구분 없이 이번 조치를 ‘정치적 공격’으로 규정하고 예산 사수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선언한 상태임
▶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본질이 NSF 전반의 ‘미션 지향 연구(Mission-oriented research)’ 강화 기조에 있다고 분석함. 실제로 NSF는 보고 체계 간소화 및 수학·물리과학국(MPS)의 부서 재편을 단행하는 한편, 그랜트 심사 시 외부 심사위원을 최소 3인에서 1인으로 축소하는 파격적인 안을 추진하고 있음
▶ 특히 기존의 ‘포괄적 영향(Broader impacts)’ 심사 기준을 ‘사회적 이익(Societal benefits)’으로 변경한 것은, 연구 성과가 국가적 우선순위와 직결되어야 함을 명확히 한 조치로 풀이됨
▶ 이러한 변화는 트럼프 행정부의 거대 전략과도 궤를 같이함. 최근 NASA 국장 인준과 함께 2030년 달 기지 건설을 목표로 한 ‘우주 우위(Space superiority)’ 행정명령이 발동된 사례에서 보듯, 행정부는 기후·환경 연구 비중은 과감히 낮추는 대신 우주·국방·안보·AI 등 전략 기술 분야로 국가 R&D 자원을 집중 재배치하려는 구도를 선명히 드러내고 있음
▶ 미국 NCAR 사태는 국가적 정치 기조의 변화가 공공 연구 인프라의 존립과 연구 프레임을 얼마나 급격히 뒤흔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임. 한국 역시 탄소중립, 재난 안전 등 공공성이 강한 분야에서 ‘정치적 외풍으로부터의 연구 연속성 보장’을 위한 제도적 안전망을 시급히 점검해야 함
▶ 특히 NSF 사례처럼 연구비 심사 간소화와 ‘사회적 이익’ 강조가 결합될 경우 연구의 중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으므로, 연구 자율성 확보와 심사 전문성 사이의 정교한 균형 설계는 한국형 R&D 혁신 과정에서도 핵심 과제가 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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